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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막장드라마 김만중의 사씨남정기

햇살토깽이 2024. 2. 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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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한 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이 2월 17일 종영되었습니다.

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조선시대를 배격으로 아동 인신매매, 여성에 대한 억압, 궁중암투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른 작품입니다.  그러나 코믹요소와 사이다 전개를 더 해 이야기를 무겁지만은 않게 풀어낸 퓨전 사극입니다.

 

퓨전 사극은 역사적 사실 고증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대신 현실과 괴리가 있거나 코믹 연기가 과해지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 쉬운데요.  이 드라마는 이하늬를 비롯한 모든 주연 배우들이 적정선을 잘 유지하며 재미를 배가 시켰습니다.  또한 억압받는 여성들이 자신의 힘으로 현실을 깨 나가는 이야기에 큰 비중을 두었으며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 시스를 선사했습니다.    조선시대 고전 소설에서는 이러한 현실과 달리 자유연애, 연애결혼, 남성중심사회를 풍자하는 여성영웅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현대판 막장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한 조선시대 여성들에 대한 고전소설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

조선시대 후기에 쓰여진 구운몽의 작가 김만중의 대표적인 소설로 사 씨가 남쪽으로 쫓겨나게 된 사연에 대한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당시 숙종임금이 인현왕후를 폐하고 장희빈을 중전으로 책봉한 사건을 풍자하기 위해 썼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숙종을 비롯한 권력층의 부당한 행동을 비판하고,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강조한 작품입니다.

 

줄거리

중국 명나라배경으로 금릉순천부의 권세있고 명문가인 유현의 아들 한림학사 유한림은 15살에 급제를 한 이후 품행이 바르고, 성품이 곱고 후덕한  사정옥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유한림 과 부인 사 씨는 금술이 좋았으나 9년이 되어서 자식을 얻지 못합니다.  이에 사 씨는 남편 유한림에게 후실(첩)을 들일 것을 창하게 되나, 유한림은 여러 번 거절하다 마지못해 첩을 들이게 됩니다.

첩 교채란은 교활하고 간악한 성품으로 질투와 시기심이 강한 여자로 겉으로는 사씨를 존경하고 위하는 척을 하였으나, 속으로는 시기질투로 증오하게 됩니다.  그리고 첩 교 씨는 아들 장주를  낳았고, 이어 사 씨도 아들을 낳게 됩니다.  사 씨까지 아들을 낳자 미래가 불안했던 교 씨는 자신의 정실부인이 되려는 속셈으로 문객 동청 (첩 교 씨의 사통남)과 모의하며 남편 유한림에게 사 씨에 대한 온갖 이간질과 모함을 하게 됩니다.  유한림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교 씨가 자신이 낳은 아들마저 죽이고 그 죄를 사 씨에게 누명을 씌웁니다.  교 씨의 말을 믿고 유한림은 사 씨를  내쫓고 첩 교 씨를 정실로 삼게 됩니다.  

 

※'칠거지악'은 조선시대에 있었던 관습으로, 아내를 내쫓는 일곱가지 조건입니다.

불순 무고 음행 질투 악질 구설 절도가 칠거지악을 속하는데 일곱가지중 하나에만 속해도 아내를 일방적으로 내쫓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칠거지악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며느리를 사랑하는 경우에는 내쫓재 못했다고 합니다.

 

사 씨는 이후 시부모님의 묘소로가 시묘살이를 하게 되고, 교 씨의 음모로 집안의 유일한 어른이었던 두부인의 필체를 흉내 낸 가짜 편지를 통해서 밖으로 끌어낸 뒤 해코지를 하려고 했으나, 돌아가신 시부모님이 사 씨의 꿈에 나타나 위험을 예지 해주어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교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시 문객 동청과 간동을 하고 유한림의 재산을 갈취해 도망가서 살기로 약속합니다. 동청은 유한림을 고발하여 유배를 가게 만들고 고발한 공으로 지방관이 된 동청은 교 씨와 함께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는 악행들을 저지르다 죄상이 드러나 처형을 당하게 됩니다.  유배생활에서 풀려난 유한림은 교 씨와 동청에게 속은 것을 깨닫고 사 씨를 다시 찾아 나선 끝에 재회하며 훗날 예부 상서까지 오른 후 그건 수소문해 오던 교 씨의 행방을 알게 되자 몸소 그녀를 불러 지은 죄를 묻습니다.  유한림과 사 씨를 마주한 교 씨는 상황파악을 하고 뒤늦게 사죄하며 목숨을 구걸을 하였으나, 사 씨와 달리 그녀를 용서할 생각이 없던 유한림의 굳건한 분노에 의해 교 씨는 처형을 당하고 만다.  유한림은 사씨를 다시 본처로 맞이하고 화목하게 살게 됩니다.

 

끝내며

사 씨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그대로 고수하며 남편에게 복종하는 삶을 사는 수동적이며,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것만을 미덕으로 아는 전통적인 여인이지만, 현대적인 시각으로교 씨는 왜곡된 가부장제도와 축첩제도의 불합리상에서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인물로 평가합니다.   당시 사회적 문제였던 일부다처제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조선시대 여성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